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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뒤처졌다'는 착시 — 미·유럽 AI 자동화는 거의 같다, 진짜 격차는 다른 곳에 있다

'유럽이 뒤처졌다'는 착시 — 미·유럽 AI 자동화는 거의 같다, 진짜 격차는 다른 곳에 있다

M. · · 12 분 소요

유럽 10개국 자동화 잠재력은 미국과 1%p 차이. 진짜 격차는 도입 속도와 국가 편차에서 발생한다. AI 리터러시 수요 5배 폭증, Skill Change Index가 드러낸 노출도별 스킬 지도.

통념과 데이터가 어긋날 때

“유럽은 AI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다.” 이 문장은 거의 매주 보도된다. 빅테크 본진이 미국이고, AI 스타트업 자본의 60% 이상이 실리콘밸리에 집중되며, 유럽은 AI Act 같은 규제 프레임으로 더 보수적이라는 서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동화의 도입 속도, 일자리 영향, 스킬 재편도 미국이 앞서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런데 2026년 5월 McKinsey Global Institute가 발간한 86페이지 리포트 Agents, robots, and us: How AI reshapes work and skills in Europe의 데이터는 이 통념을 정면으로 흔든다. 유럽 10개국과 미국의 자동화 잠재력은 거의 동일했고, 직무 구조 분포도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AI 리터러시 수요 증가배율마저 양 지역이 똑같이 5배였다.

그러면 “유럽이 뒤처졌다”는 인식은 어디서 오는가, 그리고 진짜 격차는 어디 있는가. 이 질문이 본 글의 출발점이다. 이어서 — 자동화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통념이 무너졌을 때, 워커들이 정작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 McKinsey가 직접 산출한 Skill Change Index(SCI)는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스킬 중 어떤 것이 자동화에 가장 노출되고, 어떤 것이 인간 프리미엄으로 남는지를 어떻게 보여주는가.

세 질문을 차례로 살펴본다.


1. 자동화 잠재력 — 미·유럽이 거의 같다

McKinsey는 유럽 10개국(Czech Republic, Denmark, France, Germany, Italy, Netherlands, Poland, Spain, Sweden, United Kingdom)을 분석했다. 이 10개국은 유럽 노동력과 GDP의 75% 이상을 커버한다. 각국의 약 800개 직업을 O*NET 기반 detailed work activity(DWA)로 분해하고, 약 10,500개의 스킬을 Lightcast 직업·구인공고 데이터로 매핑한 뒤, McKinsey 자체 자동화 채택 모델을 적용해 산출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표유럽 10개국미국차이
현재 근로시간 중 기술적 자동화 가능 비중58%57%+1%p
그 중 Agent(비물리)가 담당 가능44%p44%p동일
그 중 Robot(물리)이 담당 가능14%p13%p+1%p
비물리 활동 비중67%약 67%동일
People-centric 직무 비중31%34%-3%p
Hybrid roles(사람+Agent/Robot 협업)27%27%동일
AI-centric 직무 비중42%40%+2%p

1퍼센트 포인트 차이는 통계적 노이즈에 가깝다. 즉 유럽이 자동화 가능 작업의 양 자체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다는 명제는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유의미한 차이는 People-centric 직무 비중이 유럽이 3%p 낮다는 점이고, 이것이 유럽의 자동화 잠재력이 미세하게 더 높게 산출된 이유다.

7-Archetype — 직무는 어떻게 사람·Agent·Robot 사이에 배분되는가

McKinsey가 도입한 7가지 직무 archetype은 본 리포트의 가장 강력한 분석 프레임이다. 직무를 사람·Agent·Robot이 각각 차지하는 비중으로 분류한다.

flowchart LR
  A[전체 직무 100%] --> B[People-centric 31%]
  A --> C[Hybrid roles 27%]
  A --> D[AI-centric 42%]

  C --> C1[People–Agent 21%]
  C --> C2[People–Robot 1%]
  C --> C3[People–Agent–Robot 5%]

  D --> D1[Agent-centric 30%]
  D --> D2[Robot-centric 8%]
  D --> D3[Agent–Robot 4%]

People-centric은 청소·관리직, 운영매니저, 간호사처럼 인간 판단·관계·맥락이 핵심인 직무다. Hybrid는 사람이 중심이지만 워크플로 일부를 기계가 가져가는 형태 — 소매영업, 학교교사, 재무관리자, 배관공, 의료보조가 대표적이다. AI-centric은 비서·행정보조, 회계사, SW 개발자, 포장공, 보안검색요원처럼 구조화되고 코드화된 태스크가 많은 직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과 유럽 모두 Hybrid roles가 정확히 27%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즉 사람이 기계와 협업하는 형태의 직무는 양 지역에서 같은 비중으로 존재한다. AI-centric도 유럽 42% vs 미국 40%로 비슷하다.

그럼 미국이 앞서 있다는 인식은 어디서 오는가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본 시장의 가시성. AI 스타트업 펀딩, IPO, 빅테크 마켓캡 같은 capital market 지표는 미국이 압도적이다. 다른 하나는 소비자 인식. ChatGPT, Claude, Gemini 같은 대표 제품이 모두 미국 회사다. 그러나 노동시장에서 실제 자동화 가능한 작업의 양 자체는 양 지역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 본 리포트의 가장 도발적인 발견이다.


2. 진짜 격차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 도입 속도와 국가 편차

같은 용량의 두 유리병, 한쪽은 가득 차고 한쪽은 절반만 채워진 상태 — 동일한 자동화 잠재력 위에 도입 속도가 만드는 격차의 비유

수렴이 macro 평균에서 성립한다면, 격차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답은 두 곳이다 — **도입 속도(adoption pace)**와 국가 간 편차(country-level variance).

도입 속도 — $1.9조 vs $1.1조

McKinsey는 두 가지 시나리오로 2030년까지 잠금해제 가능한 경제 가치를 모델링했다.

시나리오2030 가치가정
Midpoint (중심 추정)$1.9T역사적 기술 확산 패턴 적용
Gradual (느린 채택)$1.1T도입 지연 시
순수 기술 가능성 (참고)$5.5T시간 제약 제거 시

격차 $800B는 기술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도입 의사결정의 속도 때문에 발생한다. 본 리포트는 “기업의 90%가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고하지만, 측정 가능한 효과를 본다고 답한 비율은 40% 미만”이라는 통계를 인용한다. 즉 도입은 빠르지만 실현되는 효과는 작다는 뜻이고, 그 원인은 워크플로 재설계 부재다.

McKinsey가 인용한 두 사례:

  • 한 글로벌 테크사는 AI Agent가 영업 사이클의 초기 단계(리드 자격 검증, 첫 메시지 작성)를 자동화했다. 그 결과 영업 인력은 관계 관리와 전략적 협의에 시간을 재배분할 수 있었다.
  • 한 제약사는 AI가 임상 문서 초안을 작성하게 했다. medical writer의 역할은 “초안 작성”에서 “검토, 정합성 보증, 규제 준수 확인”으로 이동했다.

두 사례 모두 단일 태스크에 AI를 끼워 넣은 것이 아니다. handoff를 압축하고, coordination layer를 줄이고, role 정의를 재구성했다. 이것이 진짜 가치 실현의 본질이다.

국가 편차 — UK 8.9× vs Netherlands 1.8×

유럽 10개국 사이의 편차는 미·유럽 평균 격차보다 훨씬 크다. 다음 표는 AI fluency 수요 증가배율(2023 Q4 → 2025 Q4 구인공고 기준)을 정렬한 것이다.

국가자동화 잠재력2030 경제가치AI fluency 증가배율특징
🇬🇧 United Kingdom54%$375B8.9×잠재력 최저 / 인적자본 변화 최고
🇵🇱 Poland61%$105B7.5×제조·물류 + AI 수요 폭증
🇩🇪 Germany59%$486B6.1×유럽 최대 시장 + 빠른 fluency 확산
🇨🇿 Czech Republic64%$33B4.9×잠재력 최고이나 채택 속도 평균
🇪🇸 Spain59%$167B4.4×Retail·Mfg·정부서비스 중심
🇸🇪 Sweden56%$63B4.1×AI 스킬 일상 업무 가장 깊이 통합
🇫🇷 France57%$238B4.0×평균
🇩🇰 Denmark58%$66B3.6×헬스케어 비중 최대
🇮🇹 Italy60%$196B2.3×잠재력 高이나 채택 低 — 진짜 risk zone
🇳🇱 Netherlands57%$152B1.8×비물리 70%이나 AI 수요 증가 최저
유럽 평균58%$1,880B5.0×
🇺🇸 미국 (참고)57%5.0×유럽 평균과 동일

UK·Poland·Germany는 유럽 평균 5.0×를 크게 상회한다. 반면 Italy와 Netherlands는 평균의 절반 이하다. 즉 “유럽” 단위로 묶어 보면 미국과 비슷하지만, 국가별로 풀어 보면 미국 평균을 능가하는 국가와 절반 이하 국가가 공존한다.

특히 Italy의 위치가 흥미롭다. 자동화 잠재력 60%는 유럽 상위권인데, AI fluency 수요 증가는 2.3×로 거의 최하위다. 잠재력은 큰데 채택이 느린 — McKinsey가 시나리오에서 가정한 “gradual” 케이스에 가장 가까운 국가다. 이런 국가는 경쟁국 대비 GDP 갭이 더 벌어질 위험이 있다.

산업 구성도 가치를 결정한다

같은 자동화율이어도 어떤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잠금해제되는 가치가 달라진다. Germany $486B와 Czech $33B의 차이는 자동화 잠재력의 차이(59% vs 64%)가 아니라 산업 규모와 임금 수준의 차이다.

또 하나 중요한 발견은 자동화 가치의 82%가 Agent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Robot은 18%만 차지한다.

섹터Agent 비중Robot 비중가치
Finance & Insurance95%5%$84B
Educational Services94%6%$139B
Professional Services93%7%$179B
Manufacturing71%29%$322B
Accommodation & Food66%34%$67B
전체 평균82%18%$1,880B

심지어 제조업조차 71%가 Agent 기여다 — 계획, 품질관리(QC), 조달, 공급망 조정 같은 비물리 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화 투자의 자본 효율 측면에서 로봇 CapEx보다 software + workflow redesign에 투자하는 것이 ROI가 더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3. AI 리터러시의 시대 — 5배 폭증, 직군 5% 점유

본 리포트의 두 번째 핵심 발견은 AI 관련 스킬 수요가 단순히 늘어난 게 아니라, “AI fluency”라는 새로운 범주가 5배 폭증했다는 점이다.

AI fluency vs Technical AI — 무엇이 다른가

McKinsey는 AI 스킬을 두 범주로 구분한다.

범주정의대상 직군2023→2025 증가배
AI fluencyAI 시스템을 사용·관리·통합·판단하는 능력. 엔지니어링 아님. 프롬프트 작성, 워크플로 통합, 출력 해석, 휴먼 리뷰 판단 포함광범위 — 일반 사무직, 영업, 관리자, HR, 컴플라이언스 등5.0×
Technical AIAI 시스템을 구축·배포·거버넌스하는 능력. 모델 설계, 인프라 구축, 안전성·신뢰성 보증STEM 중심 — Computer & Math 직군1.7×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 AI fluency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AI 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에 해당한다. 1990년대 직장인이 워드·엑셀을 다룰 줄 알아야 했던 것처럼, 2026년 직장인은 AI 도구를 일상 워크플로에 통합할 줄 알아야 한다.

숫자로 본 격차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신호

McKinsey가 Exhibit 9에서 산출한 2023→2025 채용 수요 변화는 다음과 같다 (단위: 백만 명, 유럽 10개국 합산, 직업의 5% 이상 구인공고에 AI 관련 스킬이 등장한 기준).

카테고리20232025증가배STEM/Non-STEM 분포
AI fluency (사용·관리)1.9M9.4M+5.0×Non-STEM이 절대 증가의 절반 이상
Technical AI (구축·거버넌스)2.0M3.3M+1.7×STEM 중심, Non-STEM 비중 작음
Any AI-related skills2.8M9.9M+3.6×Non-STEM 확산 가속

AI fluency, Technical AI, Any AI-related skills 수요 변화 — 2023 vs 2025, STEM/Non-STEM 분류 / 출처: McKinsey Global Institute, Agents, robots, and us, 2026 (Exhibit 9)

여기서 가장 강력한 신호는 AI fluency 증가의 내부 구성이다. 1.9M → 9.4M 증가분 약 7.5M 중 절반 이상이 STEM이 아닌 일반 직군(Non-STEM)에서 발생했다. 즉 AI 도구를 일상 워크플로에 통합해 쓰는 능력에 대한 수요가 컴퓨터·수학·엔지니어링 직군 바깥에서 폭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Technical AI(모델 개발·거버넌스)는 2.0M → 3.3M으로 1.7배 증가에 그쳤고, STEM 직군에 집중되어 있다. 즉 모델을 만드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의 엔지니어 풀이지만, 모델을 일상에 적용하는 사람은 전 직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비대칭이 의미하는 바는 — “AI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통념이 오히려 길을 잘못 안내한다는 것이다. 일반 직장인에게 진짜 시급한 학습 곡선은 Python이나 머신러닝 이론이 아니라, AI 도구를 자신의 도메인 워크플로에 끼워 넣고 출력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능력 — AI fluency다.

직군 확산 — 비기술 직군에도 침투

수요의 75%는 여전히 3개 직군에 집중되어 있다.

  • Computer & Math (전체 인력 중 60%가 AI 스킬 요구) — 4.5M명
  • Management (10%) — 1.8M명
  • Business & Financial Operations (12%) — 1.2M명

하지만 나머지 25%는 16개 직군에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다. 본 리포트는 물류 코디네이터, HR 전문가,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숙련 기술공의 구인공고에서도 AI 도구·분석 플랫폼 친숙도가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고 보고한다.

“In these contexts, AI is not replacing domain expertise but changing how it is applied.”McKinsey, Agents, robots, and us, 2026

도메인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적용 방식을 바꾼다. 이 framing이 본 리포트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Complementary skills의 부상

AI 스킬 자체보다 더 빠르게 수요가 증가한 스킬들이 있다.

가장 빨리 증가한 스킬 (구인공고 기준)가장 빨리 감소한 스킬
Business Analysis (+176)Language Competency (-39)
Personal Attributes (+155)Office Equipment & Technology (-37)
Quality Assurance & Control (+148)Operating Systems (-19)
Process Improvement & Optimization (+147)Physics (-14)
AI & Machine Learning (+143)Java (-11)
Regulation & Legal Compliance (+118)Pharmacy (-10)
Critical Thinking & Problem Solving (+109)Mathematics (-9)
People Management (+109)

순수 AI/ML 스킬보다 business analysis, quality assurance, process improvement 같은 complementary skill의 수요 증가가 더 크다. 이유는 단순하다 — AI가 잘 작동하려면 누군가는 비즈니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해야 하고, 누군가는 AI 출력의 품질을 검증해야 하며, 누군가는 워크플로를 재설계해야 한다. 이 역할이 AI 시대의 새로운 미들스킬이다.

기업이 reskilling 예산을 짤 때 — AI/ML 자체 트레이닝보다 BA·QC·프로세스 개선 역량 강화에 투자하는 것이 ROI가 더 크다는 뜻이다.


4. Skill Change Index — 어떤 스킬이 노출되는가

본 리포트가 제공하는 세 번째 핵심 도구가 **Skill Change Index(SCI)**다. 약 10,500개의 스킬 각각에 대해, 2030년까지 자동화에 노출되는 정도를 0~100 스코어로 산출한다.

SCI 산출 방법

  1. 각 스킬을 detailed work activity(DWA)에 매핑
  2. 그 DWA의 시간 가중 자동화 채택율을 계산
  3. 채택율을 직업·산업·국가 단위로 집계
  4. 0~100 스코어로 정규화

스코어가 높을수록 그 스킬이 적용되는 활동이 자동화에 노출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Skill Change Index — 약 10,500개 스킬의 자동화 노출도 분포 곡선. Resilience·Empathy·Leadership은 노출도 하위, SQL·Accounting·Software development는 상위 / 출처: McKinsey Global Institute, Agents, robots, and us, 2026 (Exhibit 12)

위 곡선이 보여주는 핵심은 — 대부분의 스킬은 0~30 사이에 분포하고, 극단적으로 노출도가 높은 스킬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AI가 모든 스킬을 잠식한다”는 통념과 달리, 자동화 노출은 스킬별로 매우 비대칭적이다.

노출도별 스킬 지도

노출도 ↑ (자동화 노출 큼)중간노출도 ↓ (인간 프리미엄 유지)
SQL (programming language)Quality ControlResilience
AccountingResearchEmpathy
InvoicingProblem SolvingLeadership
Software DevelopmentAnalytical SkillsInfluencing Skills
Routine Data EntryDetail OrientationCoaching
Programming LanguagesCollaborationNegotiation
Mechanical AptitudeInnovationClinical Decision-Making
Operating MachineryTeaching

흥미로운 점은 SQL과 software development처럼 “테크 스킬”로 분류되어 온 영역이 노출도 상위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이는 GitHub Copilot, Cursor, Claude Code 같은 코딩 어시스턴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단순 코드 생성 활동이 자동화 비중을 크게 차지하기 때문이다. 즉 프로그래머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프로그래머의 일이 “코드 작성”에서 “코드 검토·아키텍처 설계·시스템 통합”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leadership, empathy, negotiation, teaching 같은 인간 중심 스킬은 노출도 하위에 위치한다. 이들은 AI가 augment하지만 replace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스킬은 사라지는가 — 75% 메시지

SCI가 노출도의 연속적 분포를 보여준다면, McKinsey는 같은 10,500개 스킬을 자동화 활동과의 연관도로 한 번 더 단순 분류했다. 이 분류가 본 리포트의 가장 중요한 단일 메시지를 담는다.

  • People-led 10% — 비자동화 활동에 주로 쓰이는 스킬. 리더십, 임상 판단, 협상, 갈등 조정 등. 대체 위험 거의 없음
  • Shared 75%자동·비자동 활동 양쪽에서 모두 쓰이는 스킬. 즉 사라지는 게 아니라 AI와 협업하여 적용되는 방식으로 변형됨
  • AI-led 15% — 자동화 활동에 주로 쓰이는 스킬. 시간이 지나면 Agent·Robot 워크플로에 내장됨

핵심은 가운데 75%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스킬의 대다수는 사라지지 않고 적용 방식이 바뀐다.

McKinsey가 든 예시:

  • 언어 역량: AI Agent가 다국어 응답 초안을 생성하면, 사람은 정확성·문화적 뉘앙스를 검증한다
  • 품질보증(QA): 자동화 시스템이 결함·이상치를 flag하면, 사람은 수정과 규제 준수를 보장한다

“Skills could be reshaped through collaboration between people and AI rather than replaced outright.”McKinsey, Agents, robots, and us, 2026

대체가 아닌 재구성. 이것이 본 리포트의 가장 중요한 단일 메시지다.


5. 한국 시장 — 이 데이터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McKinsey 리포트는 유럽 10개국을 다뤘지만, 그 분석 프레임은 한국 시장에도 직접 적용 가능하다. 다만 데이터 인프라가 다르다.

본 리포트 데이터 소스한국 적용 시
O*NET (미국 직업·작업 활동 데이터베이스)KEIS 직업분류 + 한국직업사전
Lightcast (글로벌 구인공고 데이터)잡코리아, 사람인, 워크넷 통합 데이터
ESCO (유럽 스킬 분류)NCS(국가직무능력표준) 매핑 필요
BLS (미국 노동통계국)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 고용노동부

한국에서 예상되는 패턴

본 리포트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 시장에 적용해 보면 다음 가설이 도출된다.

  • People-centric 직무 비중은 한국이 더 높을 가능성 — 서비스업·돌봄·교육 비중이 크고, 1인 자영업 비중도 OECD 평균 대비 높음. 미국 34% vs 한국 추정 35~40%
  • AI fluency 수요 증가배율은 분기 가능성 — 대기업·IT 직군은 미국 수준(5×)에 근접하나, 중소기업·전통 산업은 Italy(2.3×)나 Netherlands(1.8×)에 가까울 가능성
  • 국가 단일 평균은 착시 — 한국도 macro로는 “AI 도입 후행”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산업·기업 규모별 편차가 미·유럽보다 클 가능성

기업 리더의 의사결정 포인트

본 리포트가 한국 기업 리더에게 시사하는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AI 후행”이라는 통념을 micro로 분해하라 — 우리 회사가 속한 산업·기능 영역에서 자동화 잠재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직무·태스크 단위로 측정해야 한다. 평균은 의미 없다
  2. 로봇 CapEx보다 Agent + workflow redesign에 투자하라 — 자동화 가치의 82%가 디지털 영역에서 발생한다. 제조업도 예외 아니다
  3. AI fluency 트레이닝을 전 직원으로 확장하라 — Technical AI는 소수 엔지니어의 일이지만, AI fluency는 전 직군의 디지털 리터러시다. 5년 전 엑셀 트레이닝을 모든 직원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발상으로 접근해야 한다
  4. Complementary skill 투자가 ROI가 크다 — BA, QC, 프로세스 개선, 규제 준수 같은 미들스킬에 대한 투자가 단순 AI 도구 도입보다 효과적이다
  5. Skill Change Index로 우리 회사 스킬 풀을 진단하라 — 어떤 직무·스킬이 노출도 상위에 있는지 식별하고, 5년 reskilling 로드맵을 SCI 기반으로 짜야 한다

마무리 — “Outcomes are not fixed”

McKinsey 리포트의 결론부에 인상적인 문장이 있다.

“This is not the first technological revolution. As with previous shifts, some roles and activities are likely to decline even as others emerge. The outcomes are not fixed. Choices made now by companies, policymakers, and educators will shape how AI adoption unfolds and how workers adapt.”

기술 그 자체가 결과를 결정하지 않는다. 결과는 지금 기업·정책·교육 영역에서 내리는 선택이 결정한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화 잠재력이 거의 같다는 것은, 결국 누가 먼저 워크플로를 재설계하고, 누가 먼저 인력을 reskill하고, 누가 먼저 Agent layer를 핵심 프로세스에 통합하느냐가 5년 뒤 격차를 만든다는 뜻이다.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차이가 격차의 본질이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AI 후행”이라는 self-fulfilling prophecy를 받아들이지 말고, micro level에서 우리 회사·우리 산업의 자동화 지도를 직접 그려야 한다. 본 리포트가 제공한 7-Archetype, AI fluency 정의, Skill Change Index — 이 세 가지 도구는 한국 기업의 워크포스 진단에도 그대로 쓸 수 있는 프레임워크다.

스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적용 방식이 바뀐다. 그리고 어떤 회사는 그 변화를 먼저 설계할 것이다.


참고

  • McKinsey Global Institute, Agents, robots, and us: How AI reshapes work and skills in Europe, 2026년 5월 발간 (86페이지)
  • 자매 리포트: Agents, robots, and us: Skill partnerships in the age of AI, 미국편, 2025년 11월
  • 본 글의 모든 수치·분석은 위 두 리포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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