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과 지금을 견주면: 인프라 패권은 예측보다 빠르게 왔다 (🔵) NIA의 두 예측을 반년 뒤 실제 전개와 나란히 놓고 본다. 예측② 컴퓨팅 동맹·블록화는 예측대로(🔵), 예측① 반도체 다각화는 방향은 맞았지만 초점이 빗나갔다(🟢). capex 순환금융 거품과 서빙 소프트웨어 효율 레버는 두 예측 어디에도 없었다(⚪).
0편에서 정한 대로, NIA가 트렌드 1에 걸어둔 두 예측 문장을 각각 실제 전개와 견줘본다. 위의 🔵는 트렌드 전체의 실현도이지만, 두 예측이 같은 결과는 아니다.
NIA가 트렌드 1 「AI 인프라 패권 경쟁 심화」에 세운 예측은 두 개다.
- 예측①: 주요국이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AI 반도체 시장이 다각화되며 개발 경쟁이 가속한다.
- 예측②: AI 컴퓨팅 자원을 둘러싼 동맹과 블록화가 심화된다.
두 예측에는 하나의 통념이 깔려 있다. AI 인프라 패권은 곧 “누가 더 좋은 칩을, 더 많이 확보하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반년의 실제 전개는 이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지는 않았지만, 무게중심을 칩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놓았다.
반년을 지켜본 결과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다. 패권이 심화된 것은 맞지만, 그 패권을 가른 변수는 칩 그 자체가 아니라 칩 뒤에 늘어선 병목의 사슬로 옮겨갔다. NIA는 싸움의 무대는 맞게 짚었고, 승부처는 놓쳤다.
예측② 컴퓨팅 동맹·블록화 - 적중 (🔵)
두 예측 중 가장 정확했던 쪽부터 본다. 컴퓨팅 자원의 동맹화와 블록화는 예측대로, 오히려 예측보다 강하게 전개됐다.
가장 큰 신호는 자본 규모 자체의 진영화다. 오픈AI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는 총 5천억 달러 규모로 발표됐고, 각국은 자국 컴퓨팅 확보를 국가 과제로 올렸다. 유럽연합은 유럽 주도 AI 생태계 구축에 10억 유로 규모 자금을 배정하고 AI 팩토리 배치 계획을 세웠으며,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에서 양자·6G와 함께 AI 컴퓨팅 자립을 최우선에 올렸다. 한국도 이른바 ‘K-Nvidia’ 구상 아래 주권 AI용 GPU를 2030년까지 26만 장 이상 확보하는 계획을 내걸었고, 삼성SDS가 운영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1만 5천 장에서 5만 장 규모로 확장을 예고했다. 컴퓨팅을 국가가 직접 쥐려는 이 움직임 자체가 예측②가 말한 블록화다.
칩 공급망도 진영으로 갈라졌다. 커스텀 반도체(ASIC, 특정 용도에 맞춘 주문형 칩)의 외판이 사실상 동맹 구도로 굳었는데, 구글은 자사 TPU(텐서처리장치)를 앤스로픽에 3.5기가와트(GW)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고, 브로드컴은 오픈AI를 여섯 번째 커스텀 가속기 고객으로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인터커넥트 규격인 NVLink를 외부에 개방하는 NVLink Fusion으로 미디어텍·마벨·아스테라를 자기 진영에 묶었다.
이 동맹 구도는 숫자로도 뚜렷하다. 브로드컴의 AI 매출은 2026 회계연도 1분기 84억 달러에서 3분기 가이던스 160억 달러로 뛰며(전년 대비 200% 추정), 커스텀 가속기 설계의 60~70%를 쥐었다. 마벨과 합치면 커스텀 칩 공동설계의 약 95%가 두 회사로 모인다. 시장은 ‘엔비디아 대 나머지’가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마다 자기 칩을 설계해 주는 파트너를 끼고 진영을 짜는 구도로 굳었다.
물리적 건설도 진영전의 성격을 띤다. 아마존은 앤스로픽 전용으로 인디애나에 레이니어(Rainier) 클러스터 18개 동을 짓고 자체 칩 트레이니엄2를 100만 장 이상 넣었고, 일론 머스크의 xAI는 콜로서스(Colossus)를 GPU 10만 장에서 20만 장으로 키웠다. 컴퓨팅이 곧 국력이자 기업 전략이라는 구도는 NIA의 예측② 그대로다.
컴퓨팅 블록화는 칩 지정학·수출통제(트렌드 6, 기술 주권)와 겹치는 영역이다. 이 편은 인프라 관점의 동맹 구도만 다루고, 수출통제 역외 확대 같은 규범 경쟁은 6편에서 별도로 다룬다.
예측②는 방향도 강도도 예측대로였다. 컴퓨팅은 확실히 국가와 진영의 문제가 됐다. 여기까지는 NIA가 잘 봤다.
예측① 반도체 다각화 - 방향은 맞고 초점은 빗나감 (🟢)
예측①은 다르다. “반도체 시장 다각화”라는 방향 자체는 반년간 실제로 진행됐다. 문제는 NIA가 다각화를 칩 경쟁의 문제로만 봤다는 데 있다.
다각화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다. AMD의 MI450이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세대) 용량 432기가바이트로 엔비디아 루빈(288GB)을 앞서며 오픈AI·메타·오라클을 확보해, 처음으로 실질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커스텀 ASIC의 성장률은 GPU를 앞질렀다(44.6% 대 16.1%, 추정치). 한국의 신경망처리장치(NPU)도 양산에 들어갔다.
다만 경쟁의 실제 무게는 스펙표만큼 단순하지 않다. 32장 기준 3년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으로 보면 AMD 하드웨어가 엔비디아보다 30~50% 싸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비용은 오히려 세 배가량 들고 학습 가동률도 15~25% 열세다. AMD의 우위는 대형 추론 워크로드에서만 뚜렷하다. 즉 다각화는 열렸지만, 15년간 쌓인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생태계(CUDA)라는 해자 위에서 제한적으로 열렸다.
그래서 절대 출하량으로 보면 GPU가 전체 AI 가속기 출하의 69.7%, 커스텀 ASIC이 27.8%다(TrendForce). 엔비디아는 그 GPU의 대부분을 쥐어 벤더 기준 점유율은 여전히 75% 안팎이다. ASIC이 GPU 출하를 추월하는 시점은 2028년으로 밀려 있다. “다각화”는 성장률 위에서만 벌어진 이야기이고, 실제 물량의 패권은 흔들리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반년간 패권을 실제로 가른 변수가 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승부는 칩 뒤에 늘어선 병목의 사슬에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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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ig:
look: handDrawn
theme: neu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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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chart LR
A["칩<br/>GPU · ASIC"] --> B["HBM4 · CoWoS<br/>메모리·패키징"]
B --> C["자본<br/>capex·순환금융"]
C --> D["전력·시설<br/>변압기·냉각"]
D --> E["서빙 SW<br/>처리량 최적화"]
각 단계가 앞 단계의 우위를 무력화한다. 칩이 아무리 많아도 다음 고리에서 막히면 패권은 거기서 끊긴다. 반년간 실제로 끊긴 고리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 단계 | 실제 병목 | 근거 (H1 2026) |
|---|---|---|
| 메모리·패키징 | HBM4·CoWoS 출하 천장 | HBM4 3사 인증 통과(SK 60~70%·삼성 25~30%), CoWoS 2026년 완판 |
| 전력·시설 | 발표와 실가동의 간극 | 스타게이트 10GW 목표 중 대표 부지 애빌린은 8개 동 가운데 약 4개만 가동, 변압기 리드타임 약 5년 |
| 냉각 | 액체냉각 필수화 | 순수 공랭 비중 45%로 하락, 59%가 5년 내 액냉 계획(451 Research) |
| 서빙 SW | 같은 칩에서 처리량 수~수십 배 | Dynamo가 MoE에서 최대 50배(vendor), SGLang이 vLLM 대비 29% |
칩을 확보해도 HBM4와 CoWoS(칩을 쌓아 붙이는 첨단 패키징) 할당을 못 받으면 출하가 막힌다. 대만 TSMC의 CoWoS는 2026년 물량이 이미 완판됐고, 리드타임은 52~78주에 이른다. 클러스터를 지으려 해도 변압기 납기가 5년이고, 루빈급 랙은 랙당 소비전력이 150에서 600킬로와트(kW)에 이르러 액체냉각 없이는 돌릴 수 없다. 스타게이트는 10GW를 목표로 발표됐지만, 반년이 지난 시점에 실제 전력이 들어와 가동 중인 것은 대표 부지 애빌린의 8개 동 가운데 4개 수준이다. 발표된 계획과 실제 가동 사이의 간극, 그것이 곧 전력 병목이다.
메모리 쪽 천장은 더 구조적이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의 6월 발언으로 HBM4 3사 인증을 확인했지만, 실제 물량은 SK하이닉스가 16단 적층을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2026년 2월 양산하며 60~70%를 선점했고, 삼성은 1c D램 수율이 아직 50%대로 추격 중이다. 칩 설계가 아무리 앞서도 이 병목의 할당을 못 받으면 출하 계획표가 그대로 밀린다. 반년간 진짜 희소재는 GPU 다이가 아니라 HBM 적층과 패키징 라인이었고, NIA가 “반도체 육성”이라 부른 것의 승부는 여기서 났다.
예측①의 방향(다각화·개발 경쟁 가속)은 맞았다. 하지만 NIA가 카메라를 칩에 맞춘 사이, 패권은 프레임 밖의 메모리·전력·냉각에서 결정되고 있었다. 그래서 🟢, 방향은 맞고 초점이 빗나간 경우다.
NIA가 아예 못 본 것 - capex 거품과 서빙 소프트웨어 (⚪ 미포착)
예측을 뜯다 보면, 두 예측 어디에도 이름이 없는 두 개의 1급 변수가 드러난다. 0편에서 예고한 방법론의 후행성이 여기서 그대로 확인된다.
첫째는 자본 지출(capex, Capital Expenditure)의 거품 논쟁이다. 신용평가사 크레딧사이츠(CreditSights)는 상위 5개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capex를 약 7,500억 달러로 봤다. 1월 추정치(약 6,200억)에서 반년 만에 상향됐고, 3년째 60%대 증가다.
문제는 이 돈이 도는 방식이다. 엔비디아에서 오픈AI로, 오라클로,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CoreWeave)로 이어지는 상호 투자와 구매의 고리가 2026년에 8천억 달러를 넘어선다(추정치). 오픈AI가 약정한 총 컴퓨팅 지출은 1조 1,500억 달러 규모인데, 2025년 매출은 약 130억 달러였다. 약정이 매출의 90배에 가깝다.
회계 쪽에서도 경고가 나왔다. 메타는 서버 내용연수를 4~5년에서 5.5년으로 늘려 장부상 영업이익을 매출 증가 없이 29억 달러 키웠다. 감가상각을 3년 기준으로 보정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주당순이익(EPS, Earnings Per Share)은 약 8%, 메타는 15% 넘게 깎인다는 계산도 나온다.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를 공매도하며 이 구조를 엔론에 빗댔다.
병목의 사슬에서 자본 고리가 가장 취약한 지점이 신생 클라우드(Neocloud)다. 코어위브는 부채비율(D/E)이 8.94에 이르고 분기 순손실 7억 4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도 백로그(수주잔고) 994억 달러를 들고 있다. 그런데 이 백로그는 24개월 안에 36%만 매출로 인식되고, 고객 집중도가 높다(메타 210억·오픈AI 224억 달러). 계약은 쌓였지만 그 계약이 매출로, 다시 현금으로 돌아오는 속도와 단일 고객 의존이 리스크의 핵심이다. 칩과 계약은 충분한데 자본 회수 시계가 어긋나면, 사슬은 바로 이 고리에서 끊긴다.
둘째는 서빙 소프트웨어 효율이라는 지렛대다. 같은 칩에서 소프트웨어 최적화만으로 처리량이 수~수십 배 갈린다. 구체적으로 같은 H100에서 SGLang은 vLLM보다 처리량이 29% 높고(초당 1만 6,200토큰 대 1만 2,500토큰), 엔비디아 다이나모(Dynamo)는 전문가 혼합(MoE, Mixture of Experts) 모델에서 최대 50배까지 끌어올린다(vendor 주장). 추론 비용은 연 50배 안팎으로 떨어지고 있다(Epoch AI 중앙값).
그런데 여기서 제본스 역설(Jevons Paradox, 효율이 오르면 총 소비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작동한다. 토큰 단가가 2년간 280배 떨어지는 동안 실제 청구액은 오히려 320% 늘었다. 구글 내부 토큰 처리량은 3월 하루 0.5조 개에서 5월 3조 개 이상으로 뛰었고, 우버는 2026년 AI 예산을 넉 달 만에 소진했다. 칩을 몇 장 확보했느냐가 아니라 그 칩에서 토큰을 얼마나 싸게 뽑느냐가 실질 경쟁력이 됐는데, NIA의 두 예측에는 이 축이 통째로 빠져 있다.
이 두 변수는 2025년 말 전망 보고서들에서 아직 빈도가 낮았던 주제다.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이 단어 빈도로 트렌드를 뽑는 이상, 빈도가 낮은 결정적 변수는 구조적으로 12대에 들지 못한다. 0편에서 짚은 방법의 후행성이 트렌드 1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한 가지 짚을 점 - 한국의 지렛대는 칩이 아니다
이 비교를 한국에 대입하면 방향이 분명하다. 반년의 전개는 한국의 진짜 지렛대가 ‘K-Nvidia’식 칩 주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이 실제로 쥔 패는 두 개다. 하나는 HBM 주권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루빈용 HBM4의 60~70%를 차지하며, 출하 천장을 좌우하는 위치에 있다. 다른 하나는 서빙 소프트웨어 주권이 될 수 있는 자리인데, 아직 비어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X를, SK텔레콤은 A.X를 운영하지만, 서빙 최적화 스택에서 독자적 우위는 아직 없다.
반면 칩 쪽 국산화는 상징성에 비해 실적이 얇다. 퓨리오사AI의 RNGD는 LG와의 공동 검증에서 와트당 성능 2.25배를 냈고, 리벨리온(사페온과 합병)은 리벨100을 내놨다. 국가성장펀드는 퓨리오사에 약 8천억, 리벨리온에 2,500억을 배정했다. 그러나 두 칩 모두 독립 벤치마크가 없고 글로벌 매출은 초기 단계다. 네이버가 삼성 마하-1을 최대 20만 개(7억 5,200만 달러) 도입하기로 한 것은 컴퓨팅 주권의 상징이지만, 이 역시 HBM 대신 저전력 메모리를 쓰는 추론 특화 선택이다.
정부도 삼성SDS가 운영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GPU 1만 5천 장에서 5만 장 규모로 키우고, 2030년까지 주권 AI용 GPU 26만 장 이상을 확보하는 그림을 그린다. 다만 이 물량 목표의 대부분은 엔비디아 GPU를 사 오는 계획이라, 칩 국산화와는 다른 이야기다. 반년의 비교가 가리키는 전략적 우선순위는 통념과 뒤집혀 있다. 칩 주권은 CUDA 해자 앞에서 상징에 머물기 쉽지만, HBM은 SK하이닉스가 이미 세계 출하 천장을 쥔 대체 불가능한 자리다. 흔들리지 않는 지렛대에 자원을 몰지, 상징적인 자리에 나눠 쓸지가 다음 라운드의 갈림길이다.
여기에 capex 거품 논쟁은 한국에 직접적인 경고다. 통신 3사와 네이버가 밀어 넣는 데이터센터 투자의 회수 시계는 순환금융과 감가상각 논쟁이 겨누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그리고 전력과 시설이 칩보다 먼저 한계에 부딪히는 이상, 한국의 데이터센터 전략은 칩이 아니라 전력(트렌드 9)과 냉각 국산화와 묶여야 한다. 네이버 각 세종이 최대 270메가와트(MW), KT가 가산에 국내 첫 상용 칩 직접 액냉(26MW, 전력 20~30% 절감)을 올린 것이 그 방향의 초기 신호다.
마무리 - 무대는 맞고 승부처는 놓쳤다
트렌드 1을 예측과 견주면 이렇게 정리된다.
| 항목 | 예측 대비 | 한 줄 |
|---|---|---|
| 예측① 반도체 다각화 | 🟢 | 방향 적중, 초점이 칩에 묶여 병목을 비껴감 |
| 예측② 컴퓨팅 동맹·블록화 | 🔵 | 예측대로, 오히려 더 강하게 |
| 미포착 | ⚪ | capex 순환금융 거품, 서빙 SW 효율 레버 |
| 트렌드 종합 | 🔵 | 인프라는 격전지가 됐다, 단 승부처는 예측 밖 |
예측②(동맹·블록화)는 적중했고, 예측①(반도체 다각화)은 방향은 맞았지만 초점이 칩에 묶여 정작 반년간 패권을 가른 병목을 비껴갔다. 그리고 capex 순환금융과 서빙 소프트웨어라는 두 개의 1급 변수는 예측 어디에도 없었다.
큰 그림으로는 조기 실현(🔵)이 맞다. AI 인프라는 확실히 이 시대의 격전지가 됐고, 예측보다 빠르고 강하게 그렇게 됐다. 하지만 트렌드 1이 보여주는 것은, 1년 전 담론의 단어 빈도로 짠 예측은 무대를 가리킬 수는 있어도 승부처까지 짚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패권은 칩 한 점이 아니라 칩 뒤에 늘어선 사슬 전체에서 결정됐고, 그 사슬의 가장 약한 고리들(전력·HBM·자본 회수)은 하필 예측이 가장 늦게 잡는 것들이었다.
이건 NIA만의 문제가 아니다. 1년 주기로 담론을 정리하는 어떤 리포트든, 아직 담론에 크게 오르지 않은 병목은 구조적으로 뒤늦게 잡는다. 트렌드 1은 그 시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사례이고, 공교롭게도 그 시차 안에 반년의 진짜 승부가 들어 있었다. 이 비교의 목적이 “누가 틀렸나”가 아니라 “예측이라는 형식이 어디서 늦는가”를 보는 것이라면, 트렌드 1은 그 늦음이 어떤 모양인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첫 사례다.
다음 편에서는 트렌드 2, 스스로 일하는 AI 에이전트를 같은 방식으로 견줘본다. 여기서도 예측의 방향과 승부처가 갈라지는지 본다.
비교 대상 원문은 NIA, 「NIA가 전망한 2026년 12대 AI·디지털 트렌드」(IT & Future Strategy 제6호, 2025.12.31)이다. H1 2026 전개의 근거는 NVIDIA·Broadcom·Marvell IR/SEC, TrendForce·Counterpoint·SemiAnalysis·CreditSights, FuriosaAI·LG AI Research·Rebellions·CoreWeave IR, Epoch AI, 451 Research 등 1차 자료를 우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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